백일 전 아기들은 열이 나면 위험하다는 건 잘 알고 계시죠.
저는 38도의 열이 그렇게 무서운줄 처음 경험했답니다. 흑흑
아침까지 터미타임(Tummy Time)을 즐기며 잘 놀던 아기가 맘마먹을때 머리를 만져보니 살짝 따뜻한 느낌이여서 부랴부랴 브라운체온계로 열 체크를 시작했어요.
오전 11시 37.2도, 그래도 37.5도까지는 신생아 적당 온도라하여 30분 마다 체크하기 시작했어요.
오후 12시 37.5도.
미열 시작으로 저는 바짝 긴장했어요.
그래도 병원 갈 준비로 분유와 기저귀를 넣어 가방을 챙기기 시작했답니다.
씻지도 않은 얼굴에 머리 질끈 묶고 대기 상태.
오후 12시 30분 37.7도.
‘아. 이거 무슨 문제가 있긴 있구나.’
오후 1시 37.9도.
아기는 싱글싱글 옹알이 하면서 놀길래 일단 집안을 선선하게 해주고 일단 대기 상태였답니다.
그래도 열이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였어요.
그리고 소아과 담당으로 있는 친구에게 부랴부랴 전화해서 아기 상태를 전달했더니
‘지금 바로 대학병원으로 가!’
저는 두근두근 하는 마음으로 가방을 매고 바로 대학병원으로 갔답니다.
어짜피 소아과를 가도 소견서 들고 대학병원으로 가기 때문에 저는 바로 대학병원으로 갔어요.
백일 전 아기들은 38도 열이 나면 고열로 간주되여 원인을 알아내고자 여러가지 정밀 검사를 한다고 해요.
피검사, 소변검사, 그리고 무서운 뇌척수액 검사!
60일 된아기가 견디기 힘들었을 검사.
링거를 꼽기 위해 여러명의 간호사들이 여기저기 혈관을 찾기위해 손과 발을 조물조물 했던게 아직도 생생하네요.
그래도 한번에 혈관을 잘 찾아줘서 얼마나 감사하던지.
소아과 담당 선생님이 와서 소변이 깨끗하지 않다고 소변을 한번더 받아 살펴 봐야 할 것 같다 하시고 뇌척수액 검사를 해야한다고 검사에 대해 설명 해주시더라구요.
아. 올것이 왔구나.
뇌척수액 검사는 보통 피검사가 아닌 아기 허리뼈에서 맑은 뇌척수액을 뽑아 검사를 하는 것으로 생각만 해도 아찔한 검사라 아기가 힘들지 않을까 란 생각에 하고 싶지 않은 검사였지만 혹시 모를 생각에 검사하기로 결정.
뇌척수액 검사 후에는 4시간 동안 아기를 바로 눕혀두어야 해요.
머리를 들 경우 두통을 유발하기 때문에 울어도 안아줄 수 없답니다. 얼마나 슬프던지.
아기가 울다 지쳐 잠들다가 깜짝깜짝 놀래서 깨기도 하고 또 울다가 잠들고.
그 결과.
저희 아기는 한번에 요로감염과 바이러스성 뇌수막염 진단을 받고 바로 입원 하였답니다.
일주일간 항생제 투여와 매일매일 아침 소변검사를 진행했어요.
그리고 아침, 점심, 저녁으로 정장제를 투약 받고, 정장제는 분유에 섞여 먹였답니다.
그래서 그런지 입원 내내 설사를 해서 엉덩이가 빨개졌었어요.
어찌나 안쓰럽던지. 그래도 입원 내내 컨디션을 좋았는지 옹알이하며 간호사 보며 웃는 아기를 보니 조금은 마음이 놓였던게 생각나네요.
입원하는 일주일 중 약 3일 동안 열이 오르락 내리락.
입원 3일째 밤에 열이 39도!!
정말 아기 몸이 뜨끈뜨끈.
4시간 간격으로 해열제 2번 투약.
그래도 다행히 열이 잘 잡혀서 그 뒤로 열이 오르지 않고 36.7도 평균을 유지해서 담당 선생님이 이대로 열이 오르지 않으면 된다 라고 하셔서 그래도 긴장 상태였어요.
3일, 7일 균 배양 검사결과를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여기서 균이 자라지 않으면 걱정할 것 없다는 의사선생님 말씀에 마음만 두근두근. 다행히 균 배양 검사 무사히 통과하여 일주일 입원 후 퇴원하게 되었답니다.
퇴원 하고 이틀동안 처방받은 항생제와 정장제를 잘 복용하고 3일 후 외래 를 통해 최종으로 결과 확인 받았어요.
다행히 아기는 지금 건강히 잘 지낸답니다.
3개월 미만 아기들은 고열이 정말 무섭다는 것을 이번에 경험했답니다.
정말 공포 그 이상이였어요.
그래도 아기가 잘 견뎌주어 퇴원했지만.
청결하게 조심한다고 해도 어렵고 또 어렵네요.
백일 전까지는 아기 외출은 삼가하며 미열이 시작되는지 잘 체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것 같아요.
38도 되면 무조건 병원으로 가야한다는 사실.
아기야 아프지 말고 건강하게 자라라!